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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되어버린 군대의식 우리 사회에서는 기능에서 예술로 변화된 것들이 상당히 많다.
군대의 여러 가지 전형적인 의식 중에서 보초병의 교대절차를 예 로 들어보자.
한국에서 새벽 2시에 보초병의 교대가 있다면 교대절차는 20초 사이에 간단하게 이루어진다.
“이봐, 혹시라도 눈에 띄는 게 있었나?”
“아니, 아무것도 없었어. 여기에 있자니까 추워 견딜 수가 없군.” “자, 자네 임무는 이것으로 끝났으니, 가서 쉬게나.”
그런데 영국의 버킹검 궁전의 경우에 보초병 교대의식은 상당히 복잡해서 절차가 끝나려면 20분이 소요된다. 여기에서 질문을 던 져보자. 버킹검 궁전의 보초병들이 지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들이 지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버킹검 궁전에서는 보초병 교대의식이 하나의 예술형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소총이 발명되기 이전 시대에는 전쟁에서 칼이 중요한 전투용 무 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터에서 칼이 무기로서 기능을 발휘하 던 시대로부터 몇 세기나 흘렀다.
예술이 되어버린 군대의식 그렇다면 칼은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는가? 전혀 그렇지 않 다. 총으로 전투를 벌이던 미국 남북전쟁 당시에도 장교들은 누구 나 칼을 한 자루씩 차고 다녔다.
애퍼매턱스(Appomattox) 코트하우스에서 남군의 리 장군은 북 군의 그랜트 장군에게 칼을 넘겨주면서 항복을 표시했다. 오늘날에 도 웨스트포인트의 사관생도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칼을 한 자루씩 가지고 있다. 이것을 보면 칼은 과거에 무기로서 가지던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고 하나의 예술형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오늘날까지 칼과 관련된 표현이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예술적인 면모를 인정할 수 있다. 현대사 회에서 칼은 실제로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렸을지라도 언어로는 살 아남아 “칼에 살고 칼에 죽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있어도 “총에 살 고 총에 죽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예술이 되어버린 군대의식 예술이 되어버린 말
자동차가 이 세상에 나오기 이전 시대에는 말이 중요한 교통수단 이었다. 그런데 자동차의 발명으로 말이 아예 사라지고 말았는가? 천만의 말씀. 오늘날 미국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말의 숫자가 많아졌 다. 그렇다고 해서 말들이 예전처럼 실제적으로 순수한 교통수단 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마나 승마, 마술(馬術)경기 등 이 아직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말은 이제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고 하나의 예술형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700만이 넘는 미국인들이 현재 말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는 데, 산업규모로 보면 연간 1,120억 달러 상당의 수익을 올리고 있 다. 이것은 현재 미국에서 기능적인 교통수단이 된 철도산업보다 더 규모가 큰 것이다.